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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약금 돌려받으려고 혼자 전자소송 사이트 붙잡고 씨름했던 몇 달간의 기록

돌려받지 못한 가계약금과 혼자 시작한 법적 대응

집을 알아보던 중에 마음에 드는 곳이 있어서 덜컥 가계약금 150만 원을 보냈던 게 화근이었다. 사정이 생겨 결국 계약을 진행하지 못하게 되었는데, 집주인은 가계약금도 계약금의 일부라며 돌려줄 수 없다고 완강하게 버텼다. 주변에 물어보니 결국 소송을 해야 한다는데, 고작 150만 원 받자고 채권추심전문변호사를 사거나 법률 대리인을 고용하는 건 배보다 배꼽이 더 클 것 같았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요새는 혼자서 온라인민사소송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나도 직접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처음에는 법원 홈페이지에서 몇 번 클릭만 하면 간단하게 끝날 줄 알았는데, 그게 오산의 시작이었다.

대한민국 법원 전자소송 사이트의 낯설고 복잡한 로그인 과정

포털 사이트에 ‘대한민국 법원 전자소송’을 검색해서 접속하는 것부터가 난관이었다. 요즘 세상에 여전히 공동인증서가 필수였고, 맥북을 사용하는 나로서는 보안 프로그램 설치 오류 때문에 브라우저가 몇 번이나 강제 종료되는 일을 겪어야 했다. 결국 예전에 쓰던 윈도우 노트북을 찾아와서 온갖 보안 모듈을 설치하고 나서야 겨우 회원가입과 로그인을 마칠 수 있었다. 화면에 나오는 메뉴들은 ‘민사서류’, ‘소장 제출’ 등 온통 익숙하지 않은 법률 용어로 가득 차 있었다. 법원에 직접 서류를 들고 찾아가는 것보다는 낫겠지 싶었지만, 보안 프로그램 설치에만 한 시간 넘게 허비하고 나니 시작도 하기 전에 힘이 빠졌다.

내용증명 발송과 소장 작성 과정에서 느낀 서류 작성의 번거로움

소송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우체국에서 내용증명부터 보냈다. 인터넷 우체국을 통해 가계약금 반환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는 데는 대략 6천 원 정도 들었다. 내용증명을 보내면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압박을 느끼고 돈을 돌려줄 줄 알았는데,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결국 진짜로 소장을 작성해야 했다. 전자소송 사이트에서 소액소송 양식을 선택하고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을 적어 내려갔다. 법적 근거를 어떻게 적어야 할지 몰라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 예시를 짜깁기하듯 흉내 내며 겨우 완성했다. 소장을 제출하면서 인지대와 송달료로 약 12만 원 정도를 결제했는데, 내 피 같은 돈이 또 나가는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보정명령서 수령과 주소보정서를 제출하며 지쳐갔던 시간들

소장을 접수하고 며칠 지나면 바로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일주일쯤 지나 법원에서 ‘보정명령서’가 날아왔다. 상대방의 주민등록번호와 정확한 주소지를 알 수 없으니 이를 보완하라는 내용이었다. 결국 법원에서 보내온 보정명령서를 인쇄해서 회사 근처 주민센터로 직접 가야 했다. 주민센터 직원에게 명령서를 보여주고 상대방의 주민등록초본을 발급받았는데, 평일 낮에 짬을 내어 움직여야 하는 일이라 무척 성가셨다. 그렇게 받아온 초본을 바탕으로 다시 전자소송 사이트에 접속해 주소보정서를 제출했다. 서류 하나 제출하는 데 또 일주일이 훌쩍 지나갔고, 실제로 피고인 집주인에게 소장 부본이 송달되기까지는 거의 4달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첫 변론기일 통지를 받고서야 느꼈던 피로감과 남아있는 의문들

그렇게 하염없이 기다리다 보니 드디어 첫 변론기일이 지정되었다는 문자가 왔다. 집주인 쪽에서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는지, 내가 청구한 내용에 반박하는 답변서를 제출했더라. 답변서 내용을 읽어보니 억지 논리로 가득 차 있어 화가 치밀었지만, 이걸 다시 법적으로 반박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머리가 아파왔다. 몇만 원 아끼자고 시작한 셀프 소송이었는데, 매일 퇴근하고 법원 사이트를 들락날락하며 보낸 시간과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차라리 그 돈을 포기하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로웠을지도 모르겠다는 후회가 불쑥불쑥 든다. 법원 출석 날짜가 이제 3주 뒤로 다가왔는데, 과연 재판 판사가 내 편을 들어줄지, 그리고 판결이 나더라도 그 완고한 집주인에게 실제로 돈을 받아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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