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면허 양도라는 게 그냥 서류만 주면 끝나는 줄 알았다
작년에 아버지가 하시던 작은 정보통신공사업 면허를 정리할 일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지인 중에 이쪽 사업하려는 사람이 있어서 ‘그냥 적당히 받고 넘기면 되겠지’ 싶었다. 근데 이게 생각보다 챙길 게 너무 많더라. 건설업 등록기준이라는 게 생각보다 깐깐해서,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이랑 실제 법적 요건이랑 차이가 좀 컸다. 우선 정보통신공사업 면허가 유지되려면 자본금 기준이 계속 맞춰져 있어야 하는데, 그게 잠시라도 비면 바로 과태료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단순히 면허증만 넘기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묶여 있는 자본금 증빙이랑 기술자 보유 현황까지 다 승계해야 하는 과정이 정말 피곤했다.
포괄양도양수계약서 도장 찍을 때까지 떨렸던 이유
실무적으로 가장 귀찮았던 건 포괄양도양수계약서 작성하는 과정이었다. 이게 그냥 일반적인 매매 계약서랑 다르게, 회사의 모든 권리와 의무를 다 넘기는 거라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질지 애매한 부분이 많았다. 나는 그냥 깔끔하게 넘기고 끝내고 싶었는데, 상대방 측 법무사 사무실에서 요구하는 서류가 한두 개가 아니었다. 특히 석공사 같은 다른 면허랑 겸업하고 있었을 때는 그쪽 매출이랑 자산 구분하는 것도 일이었다. 우리가 중간에 지분투자 받은 것도 있어서 그거 정리하느라 법무사 사무실을 몇 번을 왔다 갔다 했는지 모르겠다. 며칠 동안 서류 뒤지느라 집에 제대로 들어가지도 못했다.
건설업 등록기준 맞추느라 생돈이 나갔던 기억
면허 넘기기 바로 직전에 기술자 한 명이 그만두는 바람에 급하게 사람을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 건설업 등록기준상 기술 인력이 부족하면 면허 자체가 나오지 않아서 양도 자체가 불가능하거든. 결국 어쩔 수 없이 지인 소개로 급하게 한 명을 등록했는데, 그 사람 월급 맞춰주느라 나갔던 비용이 생각보다 컸다. 총비용으로 치면 한 500만 원 정도는 그냥 깨진 것 같다. 내가 직접 운영할 때는 몰랐는데, 이런 관리 비용들이 숨어있다는 걸 이번에 확실히 배웠다. 이게 무슨 투자 수익 나오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자격을 유지하려고 돈을 쓰는 게 맞는 건가 싶어서 현타가 좀 세게 왔다.
전문건설업 면허 정리하고 나니 묘하게 허탈하더라
서류 작업 다 끝내고 관할 구청 가서 신고까지 마치니까 한 달이 훌쩍 지났다. 처음 시작할 때는 한 2주면 끝날 줄 알았는데, 서류 보완하라는 연락만 세 번 받았다. 정보통신공사업이랑 일반 건설 면허 떼어내는 과정에서 서류 꼬여서 담당 공무원이랑 통화하다가 답답해서 소리 지를 뻔한 적도 있다. 이제 다 끝나고 나니 시원하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아버지 때부터 이어온 면허를 이렇게 종이 쪼가리 서류로 정리해서 남의 손에 넘긴다는 게 좀 이상한 기분이었다. 돈은 받았지만 그게 어떤 가치가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내가 짐을 덜어낸 건지 잘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도 의문인 지점들
아직도 좀 이해가 안 가는 건, 우리가 굳이 그렇게까지 깐깐하게 모든 서류를 다 넘겨야 했나 싶다. 포괄양도양수로 진행하면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부채까지 다 따라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게 혹시라도 나중에 나한테 돌아오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밤마다 든다. 요즘은 또 무슨 소득공제펀드니 뭐니 해서 기업 매각 관련 상품도 많다던데, 나는 그냥 정석대로 하느라 고생만 한 건지 아니면 그게 최선이었는지 확신이 안 선다. 다시 하라고 하면 절대 혼자서는 안 할 것 같다. 다음에 비슷한 일이 생기면 무조건 다 맡기고 돈 좀 주더라도 편하게 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을 것 같다. 뭐, 지금은 끝났으니 다행이긴 한데 왠지 모르게 계속 찝찝함이 남는다.

처음엔 단순한 업무 같다고 생각했는데, 자본금 유지 조건 때문에 오히려 더 복잡해지네요. 아버지께서도 비슷한 경험을 하셨나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