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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업 계약서 하나 쓰는 게 이렇게까지 골치 아픈 일일 줄은 몰랐다

대충 인터넷에서 양식을 내려받아 시작했던 실수

지인과 작은 프로젝트를 하나 시작하면서 동업 계약서를 쓰기로 했다. 처음에는 그냥 인터넷에서 떠도는 금전대차계약서 양식이나 대충 섞어서 쓰면 되겠지 싶었다. 사실 그때만 해도 그게 얼마나 위험한 생각이었는지 전혀 몰랐다. 네이버나 구글에 돌아다니는 수많은 무료 서식들을 보면서 적당히 수정하면 그럴싸할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문구를 채워 넣으려니 손이 멈췄다. 수익 분배는 어떻게 할지, 만약 중간에 누군가 그만두고 싶다고 하면 그때 나간 사람의 지분은 어떻게 계산할지 같은 아주 현실적인 문제들이 턱 밑까지 차올랐다.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금전소비대차계약서 양식 몇 개로는 도저히 커버가 안 되는 문제들이었다.

부동산 계약서랑은 비교도 안 되는 복잡함

예전에 혼자 살 집을 구할 때는 부동산 임대차계약서 양식에 도장만 찍으면 그만이었다. 공인중개사가 알아서 특약 사항까지 챙겨주니까 별로 고민할 게 없었던 거다. 그런데 이건 완전히 달랐다. 사업이라는 게 잘 되면 좋은데, 안 되었을 때의 뒷수습이 훨씬 더 중요했다. 특히 공동사업자 계약서는 나중에 법적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 서로의 책임을 어디까지 묻느냐가 핵심인데, 내가 짠 초안은 너무 허술했다. 주변에서 들은 말로는 공사계약서나 용역 계약서도 나중에 공개하지 않아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던데, 우리는 아예 계약서 자체가 서로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봐 밤새워 조항을 다듬었다. 지금 생각해도 그때 느꼈던 피로감이 다시 밀려온다.

법률 검토 비용 앞에서 망설여지는 마음

변호사한테 가서 계약서 검토를 한 번 받아볼까 싶어 가격을 알아봤는데, 수임료가 적게는 몇십만 원에서 상황에 따라 부르는 게 값이었다. 프로젝트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상황에서 몇백만 원씩 들여가며 계약서를 만드는 게 맞는 건지 계속 의문이 들었다. 차라리 그 돈으로 서버를 하나 더 사거나 마케팅에 쓰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결국 변호사 자문 없이 우리가 직접 문장을 수정하고 또 수정했다. 국세청 홈택스에서 사업자 등록 번호가 유효한지 확인하는 법이나 배우면서, 우리가 쓰고 있는 문구가 나중에 공동불법행위 책임까지 덮어쓰게 만드는 건 아닌지 괜히 쫄았다.

2주 동안 이어진 수정과 지루한 대화

우리는 거의 2주 동안 매일 저녁 카페에 모여 앉았다. 처음에는 서로 웃으면서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예민해졌다. ‘이건 너무 내 입장에서 불리한데?’, ‘그럼 이건 나중에 손해 볼 때 어떡할 거야?’ 같은 질문들이 계속 오갔다. 어느 날은 한참 논쟁하다가 결국 아무 결론도 못 내리고 집으로 돌아온 적도 있다. 그때는 정말 이 계약서 작성이 사업의 성공보다 더 큰 걸림돌처럼 느껴졌다. 관리비 비리 같은 뉴스에서 보던 횡령이나 공사 계약서 누락 같은 사건들이 남 일 같지가 않았다. 우리는 서로를 믿었지만, 그래도 종이 한 장에 모든 걸 남겨야 한다는 압박감은 생각보다 컸다.

결국은 완벽하지 않은 채로 도장을 찍다

결국 계약서를 다 쓰고 도장을 찍었지만, 지금 다시 봐도 완벽한지는 모르겠다. 변호사가 검토한 것처럼 빈틈없는 문서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주 허술해서 당장 큰일이 날 것 같지도 않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다. 어쩌면 모든 동업 계약서라는 게 이렇게 찜찜함을 하나씩은 안고 시작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50만 원 정도면 전문적인 검토를 받을 수 있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지금은 일단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서 나중에 문제 생기면 그때 보완하기로 했다. 이게 잘하는 짓인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겠지.

“동업 계약서 하나 쓰는 게 이렇게까지 골치 아픈 일일 줄은 몰랐다”에 대한 2개의 생각

  1. 인터넷 양식으로 시작하는 게 그렇게 큰 문제였을 줄은 몰랐네요. 수정할 부분이 많아진 걸 보니, 처음부터 제대로 된 계약서를 꼼꼼히 검토하는 게 중요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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