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법원 근처를 서성이던 오후
지난달에 일이 좀 꼬여서 법률 상담을 받으러 서초동에 다녀왔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쏟아지는 게 법률사무소지만, 막상 내가 직접 가려니 어디가 진짜 실력 있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법무법인 순위 같은 걸 검색해보면 전부 광고뿐이라 더 머리가 아팠다. 결국 그냥 발품을 파는 게 제일 빠르겠다 싶어서 무작정 지하철을 탔다. 서초역에서 내려서 걸어보니 정말 변호사 사무실이 건물마다 하나씩은 꼭 있는 것 같더라. 입구에 붙은 빼곡한 이름들을 보는데, 갑자기 내가 정말 소송까지 가야 하는 상황인가 싶어서 덜컥 겁부터 났다.
대형 로펌 상담실의 묘한 분위기
한곳은 규모가 꽤 커 보이는 법무법인이었다. 들어가니까 안내 데스크 직원이 예약했냐고 묻는데, 안 했다고 하니 조금 당황하는 눈치였다. 그래도 운 좋게 상담이 가능하다고 해서 20분 정도 기다렸다. 대기실이 아주 조용하고 고급스러웠는데, 그 분위기가 사람을 더 주눅 들게 만드는 것 같았다. 결국 들어간 상담실에는 젊은 변호사 한 분이 앉아 있었다. 판사나 검사 출신 변호사를 찾고 싶었지만, 대형 로펌에서는 딱히 그런 사람이 누군지 강조하지도 않고 그냥 담당 변호사를 배정해주는 느낌이었다. 상담비로 30분 정도에 10만 원을 냈는데, 이게 적정한 건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일단은 궁금한 것만 물어보고 나왔다.
성공보수라는 단어의 무게감
상담 중에 변호사가 성공보수를 언급하는데 그 금액이 생각보다 커서 놀랐다. 예전에 뉴스에서 성공보수 문제로 의뢰인과 다툰 변호사 기사를 본 적이 있어서 괜히 예민해지더라. 계약서에 적힌 금액 외에 추가로 요구하는 돈은 없는지 몇 번을 물었다. 그분은 당연히 투명하게 처리한다고 했지만, 사람이란 게 참 간사한 게 이미 뉴스에서 본 사건들 때문에 100% 믿음이 가지 않았다. 회계 처리를 깔끔하게 해주는지, 나중에 사건이 잘 안 풀렸을 때 계약서를 어떻게 해석할지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수임료를 계좌로 이체하는 순간까지도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지 확신이 안 서더라.
전자소송은 스스로 할 수 있을까
집에 와서 전자소송 사이트를 들어가 보았다. 변호사 사무실에 맡기는 게 마음은 편하겠지만, 매번 억대의 비용을 쓸 수는 없으니까. 간단한 민사 사건은 직접 해보는 사람도 많다던데, 막상 로그인해서 서류 목록을 보니 한숨만 나왔다. 변호사 선임하면 이 복잡한 서류 작업을 대신 해주니까 돈을 쓰는 거겠지 싶다가도, 내가 직접 해보면 그만큼 법률 지식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어설픈 생각도 들었다. 물론 지금은 그런 여유 부릴 때가 아니라는 걸 알지만, 변호사 수임료가 워낙 비싸니 사람이 어떻게든 스스로 해결할 구멍을 찾게 되나 보다.
여전히 남는 찜찜함
결국 한 명의 변호사를 정해서 연락처는 받아왔다. 그런데 막상 사건을 맡기려니 다시 멈칫하게 된다. 이게 정말 최선의 선택일까? 아니면 그냥 아는 사람을 통해서 더 저렴한 곳을 찾아봐야 할까? 요즘은 한 달 수임 건수를 제한해서 집중 관리해준다는 변호사들도 있던데, 그런 곳은 또 선임료가 너무 싸면 실력이 없는 건 아닌지 의심하게 되고. 참 어렵다. 돈은 돈대로 나가고, 결과는 아무도 보장해주지 않는 이 상황이 매일 머릿속에서 반복된다. 오늘은 일단 잠이나 자고 내일 다시 생각해보려 한다. 소송이라는 게 원래 이렇게 사람을 소모시키는 일인 건지, 아니면 내가 너무 서툴러서 그런 건지 잘 모르겠다.

전자소송을 직접 해보려는 생각도 있네요. 복잡한 서류 때문에 결국 변호사 선임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 같기도 하고.
전자소송 사이트 로그인하는 것 보니, 저도 비슷한 경험 한번 해볼까 싶네요. 그래도 복잡한 사건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정말 공감되네요. 대형 로펌은 규모 때문에 그런 느낌 받을 때도 있더라구요. 저는 왠지 모르게 분위기 때문에 오히려 더 긴장하게 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