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정리하고 나니 시작된 고민
한 3년 정도 소고기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다가 결국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 사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제 내 마음대로 메뉴를 짜볼 수 있겠구나’ 하는 아주 단순한 기대감뿐이었어요. 본사에서 내려오는 식자재 가격은 매번 오르는데 정작 손님들은 고기 질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하니, 사실 중간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거든요.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를 다시 들여다보면서 가입할 때만 해도 이 정도면 충분히 승산이 있겠다 싶었는데, 현실은 매달 로열티 내고 광고 분담금까지 계산기를 두드리다 보면 남는 게 정말 없었습니다. 그래서 계약 기간이 끝나갈 무렵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죠.
같은 자리에서 카페를 연다는 것
가게를 비우고 다른 사람한테 넘길까도 생각했는데, 위치는 나쁘지 않아서 그냥 같은 자리에서 제가 개인 카페를 차리기로 했어요. 원래 커피를 좋아하기도 했고, 고깃집보다는 운영이 덜 힘들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본사 쪽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계약서에 적혀 있던 경업금지 조항을 언급하더군요. 프랜차이즈 영업을 폐지하고 나서 바로 동일 장소에서 동종 업종을 하는 게 계약 위반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을 문자로 받았을 때, 솔직히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이런 걸 보통 변호사들이 꼼꼼하게 봐준다고 하는데, 처음 계약할 때 저는 그저 빨리 도장 찍고 오픈하고 싶은 마음만 앞섰던 것 같아요.
법률 자문을 구하러 다니던 시간
답답한 마음에 아는 지인 소개로 프랜차이즈 전문 변호사를 찾아갔습니다. 상담료는 대략 30분 정도에 20만 원 내외였던 것 같아요. 막상 앉아서 이야기를 해보니 이게 단순히 ‘된다, 안 된다’의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동일 장소에서 같은 업종을 하면 안 된다는 약관이 있지만, 그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내가 하려는 카페가 고깃집과 경쟁 관계라고 볼 수 있는지 등 따져볼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공정거래조정원 이야기도 나왔지만, 거기까지 가기엔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릴 것 같고 마음이 이미 지친 상태였죠.
얽히고설킨 정관과 계약서의 무게
변호사님은 회사 정관이나 가맹 계약서의 세부 문구 하나하나를 짚어주셨는데, 들을수록 참 복잡하더군요. 부동산 계약서 작성할 때만 해도 중개사분 말만 믿고 그냥 사인했는데, 이런 법적 분쟁까지 생각했어야 했나 싶었습니다. 특히 제가 계약했던 그 본사가 예전에 법인 매매 건으로도 말이 좀 있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그런 내용을 미리 알았더라면 하는 후회만 남았죠. 사실 법률 전문가 앞에서 제 무지함을 드러내는 게 좀 부끄럽기도 해서, 괜히 알고 있는 척하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여전히 끝나지 않은 불편한 상황
결국 저는 카페를 여는 시기를 조금 미루기로 했습니다. 완전히 다른 업종으로 바꾸면 괜찮다는 말도 있고, 아니면 일정 기간 공실로 둬야 한다는 말도 있어서 정확히 무엇이 맞는 건지 여전히 혼란스러워요. 주변에서는 그냥 무시하고 열라고 하는데, 혹시라도 나중에 채권 판매가 꼬이거나 본사에서 소송이라도 걸까 봐 밤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47억짜리 아파트에 근저당 잡혀있는 그런 거창한 법적 분쟁까지는 아니더라도, 제 입장에서는 평생 모은 돈으로 시작한 가게인데 이렇게 발목이 잡힐 줄은 몰랐네요. 내일은 다시 한번 자료를 챙겨서 다른 변호사 사무실을 가볼까 싶기도 한데, 사실 가봤자 지금보다 더 명쾌한 해답이 나올 것 같지는 않아요.

정말 복잡한 문제들이 많이 보이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