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가장 만만하게 본 게 계약서였다. 다들 하는 거니까 적당히 도장 찍고 넘어가면 되는 줄 알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때는 정보공개서가 뭔지도 잘 몰랐다. 그냥 본사에서 주는 대로 읽어보고, 아 이 정도면 괜찮겠네 싶었던 거다. 그런데 이게 시간이 갈수록 발목을 잡더라.
너무 당연해서 몰랐던 차액가맹금의 함정
본사 사람들은 계약하기 전에는 참 친절했다. 인테리어 비용은 얼마가 들고, 예상 매출은 이 정도 나온다며 데이터도 보여줬는데, 정작 중요한 차액가맹금에 대해서는 자세히 묻지 않으면 먼저 말해주지 않았다. 나중에 장사를 시작하고 나서야 알게 된 건데, 내가 물건을 받아오는 원가가 시중가보다 훨씬 높게 책정되어 있었던 거다. 본사가 중간에서 떼어가는 그 차액이 나한테는 곧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이었다. 이걸 처음에 계약할 때 왜 꼼꼼하게 계산해보지 않았을까 싶어 밤잠을 설친 날이 며칠이었다. 그냥 계약서에 적힌 문구들이 다 표준적인 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기까지의 망설임
결국 고민 끝에 아는 지인 소개로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다. 사실 가기 전에는 무서웠다. 수임료가 얼마일지 가늠도 안 됐고, 괜히 상담 한 번 받았다가 큰돈 깨지는 건 아닐까 걱정부터 앞섰던 것 같다. 실제로는 시간당 상담료를 냈는데, 이게 적게는 20만 원에서 많게는 50만 원까지 부르는 곳도 있었다. 처음 상담실에 들어갔을 때의 그 썰렁한 공기가 아직도 기억난다. 내 상황을 주절주절 설명하는데 변호사님은 꽤 무심하게 서류를 훑어보셨다. 내가 심각하게 고민하던 지점들이 정작 법적으로는 큰 소득이 없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솔직히 좀 허탈했다. 법이라는 게 내가 억울하다고 해서 다 해결되는 건 아니더라.
계약서 검토, 그 짧고도 긴 시간
변호사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느낀 건데,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를 분리해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거였다. 나는 그냥 전체적인 뭉텅이로만 이해하고 있었는데, 사실 각 조항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작용할지 예측하는 게 핵심이었다. 30분 정도 상담하면서 느낀 건데, 전문가들은 이미 내가 겪은 사례들을 수십 번은 본 것 같았다. “이거 원래 이래요”라는 한마디가 참 야속하게 들리면서도 한편으로는 현실을 깨닫게 해줬다. 결국 내가 당한 게 아니라, 내가 무지해서 꼼꼼히 챙기지 못한 부분들이 많았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
이제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상담을 마치고 나오는데 길거리에 똑같은 프랜차이즈 간판들이 줄지어 보였다. 예전에는 그냥 ‘장사 잘되는 곳인가 보다’ 하고 지나쳤는데, 이제는 그 간판 뒤에 숨겨진 복잡한 수익 구조나 본사와 점주 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알력 다툼 같은 게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게 알고 나서 얻는 이득인지, 아니면 마음 편히 장사할 기회를 잃은 건지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상담료로 쓴 돈이 아깝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마음이 완전히 가벼워진 것도 아니다. 당장 내일 가게 오픈 준비를 해야 하는데, 계약서의 문구들이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 아마도 법적인 공방을 하거나 소송까지 가기에는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들 거라는 걸 나도 알고, 변호사님도 알았던 것 같다. 그냥 이렇게 하나씩 배워가는 건지, 아니면 시작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를 억지로 맞추고 있는 건지 가끔은 혼란스럽다. 다음번에 또 다른 계약을 하게 된다면, 그때는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서류 하나하나를 뜯어볼 수 있을까. 모르겠다. 일단은 오늘 당장 내보내야 할 가맹비 정산부터가 눈앞의 숙제다.

계약서 조항별로 꼼꼼히 확인하는 게 진짜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아요. 제가 상담받을 때도 전체적으로만 생각했었거든요.
정보공개서랑 가맹계약서 따로 봐야 한다는 말씀, 정말 뼈 때리네요. 처음엔 그냥 훑어보던 게 큰 문제였던 거였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