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냥 동네 법무사 사무실에 갈까 싶었다
살면서 살다 보니 별일을 다 겪는다. 처음엔 등기 문제인가 싶어서 그냥 근처 등기 법무사 사무실에 전화해 볼까도 생각했는데, 이게 얽힌 게 좀 복잡해지니까 단순히 서류만 대행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 분묘기지권 문제도 살짝 껴있고, 형사상담까지 가야 하나 싶은 찜찜한 상황들이 섞여 있다 보니 어설프게 움직였다간 돈만 날릴 것 같았다. 사실 변호사 전화 상담이라는 게 처음엔 좀 거창해 보여서 망설여졌다. 괜히 번호를 눌렀다가 대단한 사안도 아닌데 시간 낭비라고 타박이나 듣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놈의 비용이 문제지. 시간당 얼마를 부를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상담 예약을 잡는다는 게 생각보다 큰 용기가 필요하더라.
전화 상담 몇 번으로 해결될 줄 알았던 오해
결국 답답한 마음에 소위 말하는 유명하다는 변호사들 번호를 뒤져봤다. 인터넷에 뜨는 로톡이나 이런저런 플랫폼을 뒤적거려봤는데, 정보를 찾으면 찾을수록 더 헷갈리기만 했다. 내가 처한 상황은 청구이의의 소까지 고려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대충 ‘어떻게 될까요?’라고 물어보기도 뭣했다. 막상 연결된 변호사는 15분에 얼마, 이런 식으로 딱딱 끊어지는 분위기였다. 내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다가 5분이 지나고 나니, 갑자기 ‘준비서면은 어떻게 쓰셨나요?’라는 질문이 들어오는데 머리가 하얘졌다. 서면을 써본 적도 없고, 소송은커녕 내용증명 한 번 제대로 받아본 적 없는 사람한테 너무 당연한 걸 묻는 듯한 말투가 좀 불편했다. 아니, 이걸 내가 다 알아서 준비할 거면 왜 돈 내고 상담을 받겠나 싶었다.
논산 근처까지 가서 상담받을 생각을 했던 순간들
한번은 차를 타고 논산 변호사 사무실까지 가서 상담을 받아볼까 고민도 했다. 어차피 서울에 있는 거대 로펌들은 내 사건 같은 건 쳐다보지도 않을 것 같고, 오히려 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 이런 복잡한 민사 문제는 더 잘 알지 않을까 하는 근거 없는 확신 때문이었다. 기름값에 왕복 시간까지 따지면 족히 반나절은 날아갈 텐데, 결과적으로는 움직이지 않았다.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막상 가서 상담을 받아도 ‘자료 더 가져오세요’ 소리만 듣고 올 것 같아서 말이다. 사실 상담을 받아보면 해결책을 바로 딱 주는 게 아니라, 무슨 숙제 검사받듯이 서류부터 챙겨 오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이 정말 사람 진을 뺀다.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다 휘발되는 정보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상담받았던 내용들이 머릿속에서 다 섞여버렸다. 상담 도중에 받아적었던 수첩을 지금 펼쳐봐도, 이게 검사가 말한 건지 변호사가 말한 건지 알 수 없는 메모들만 가득하다. 형사 사건 쪽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말에 덜컥 겁이 나서 정신이 없었나 보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그 찜찜한 기분을 해소하는 데 들어가는 감정적 에너지가 생각보다 너무 컸다. 상담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캔커피 하나 사 먹으면서 내가 뭘 하려고 이 고생인가 싶었다. 변호사들은 당연하게 말하는 단어들이 나에겐 하나하나가 다 거대한 장벽 같았다.
아직도 풀리지 않은 찜찜함
결국 소송이라는 게 돈 싸움이라는 말, 그 말이 틀린 게 없다는 걸 몸소 느끼고 있다. 단순히 전화 상담 한두 번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막상 시작하려니 앞이 캄캄하다. 지금 내 상태는 여전히 준비 단계랄까. 제대로 된 대응을 하려면 더 큰 돈을 써야 할 것 같고, 그렇다고 손 놓고 있자니 불안해서 밤잠을 설치고. 오늘 아침에도 우편함에 뭐 하나 잘못 온 건 없나 확인하는 게 일상이 됐다. 이런 불안감이 언제쯤 끝날지 모르겠다. 소송이란 게 원래 이런 건지, 아니면 내가 너무 유난을 떠는 건지 도통 모르겠네. 오늘도 그냥저냥 검색창에 ‘소송 절차’ 같은 것만 다시 입력해 보고 있다.

청구이의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 소송 절차 관련 정보만 검색해 보고 있습니다.